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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삽니다

[에프앤가이드] 코스닥 이전상장 후기,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2020년 12월 17일

드디어 에프앤가이드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완료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코넥스 종목에 투자하여 수익을 보고 엑싯을 했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종목을 발굴해서,

재무제표를 읽고,

이전상장 계획이 있음을 확인하고,

코넥스 계좌를 처음 터서,

코넥스 시장에서 매수를 하고,

1차 상승과 

2차 상승을 지켜보며

공모를 거쳐,

이전상장하고 엑싯까지.

 

 

미국주식과 국내 타 종목을 같이하고 있어서 투자금이 그리 크진 않았지만 스스로도 한 사이클을 돌며 많은 공부가 된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는 공모주가 제일 빠른 투자시점이었다면, 이제는 코넥스까지.

그리고 '쉽지 않은 코넥스 탈출까지 한번 경험을 해봤다.' 라는 의미에서 이번 경험이 값지네요.

 

 

 

누군가는 엑싯하는 날에 누군가는 최초 매수를 한다.

 

12월 17일 에프앤가이드의 이전상장을 지켜보는 저의 기분은 매우 묘했습니다.

제가 카카오톡에 단톡방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저와 함께 기다리신 분들은 이전상장을 축하하며 기쁨의 엑싯을 했고, 그 날 오후부터 새로 매수하신 분들이 희망에 차서 방에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부터는 소위 고점에서 매수해서 주가가 떨어지신 분들이 빠르게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쁨의 단톡방이었는데, 금새 통곡과 후회, 저주의 단톡방으로 변하더군요.

 

그걸 지켜보면서 많은 감정이 한번에 몰려왔습니다.

저 모습이 보통 공모주를 매수한 후의 나의 모습이었진 않았을까?

 

나는 많은 수익을 보고 있는 종목이 세상에 공개되어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기도 한다는 점이 참 신기했습니다.

좋은 기업을 빨리 알아보고 우선 매수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경험이었습니다.

 

 

 

에프앤가이드 상장 후 나락으로

 

 

에프앤가이드는 'Only One'이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상장 이후 제대로 "따상(공모주가 장이 열리기 전 2배가 되고, 그대로 상한가로 직행하는 것)"한번 못해보고 주가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것처럼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상장 기대감으로 이미 많이 올랐다는 점도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코넥스 시장에서 매수하신 분들은 평가 4,000원에서 5,000원 사이인 분들이 많을 것이고, 공모주를 받으신 분들은 7,000원에 보유중이시겠죠.

 

2020년 12월 24일 기준, 종가 8.420원 입니다. 

 

 

 

독점기업이지만 우려요인 3가지

 

금융데이터 독점공급 기업이긴 하지만 몇 가지 우려요인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너무 착한 독점기업(Only One)인 것 같다.

독점기업의 장점은 서비스 제공 가격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에프앤가이드의 성장성을 봤을 때, 정부 또는 다른 금융기관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을 뿐, 서비스 제공 가격을 조정하여 많은 수익을 거두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두번째는 B2C 영역이 너무 약하다는 것입니다.

독점으로 B2B 서비스에서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없다면, B2C 영역을 강화해야 합니다.

에프앤가이드도 그런 점을 인식하고 있는지 조금씩 영역을 확대해가려고 몇 가지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서비스들의 운영 홈페이지들을 가보면 도저히 개인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줄만한 상태는 아닙니다. B2C 영역에서 선방하고 있는 플랫폼 대기업(네이버, 카카오)과 손을 잡고 B2C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번째는 이대로 소외주가 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에프앤가이드'라는 키워드로 검색만 해봐도 모든 금융정보의 출처가 에프앤가이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향력이 작은 것은 아닌데, Only One 기업이지만 힘을 못받는 주식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랫동안 지켜본 "쎄트렉아이"가 있습니다.

장래가 유망할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고 재무도 탄탄하지만, 약 20년 동안 '대한민국 유일의 위성제작 판매기업'이라는 왕관만 유지하고 주가는 대체적으로 지지부진합니다.

 

에프앤가이드가 그렇게 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게 바라는 빠른 외적 성장

 

에프앤가이드 김군호 대표의 포부는 에프앤가이드를 한국의 스탠다드 앤 푸어스(Standard and Poor's, S&P)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외적인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외부자본의 유입이 필요하고, 대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다른 전문경영인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렵게 키워온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것이 심적으로 쉽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고민해 볼 필요도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프앤가이드의 성장과 발전을 의심하지 않는다

 

저는 에프앤가이드가 성장하고 발전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주식은 투자행위입니다.

투자행위라는 것은 나의 투자금과 시간을 녹여서 수익으로 바꿔내는 작업입니다.

이런 소형 독점기업은 너무 오랜시간 횡보할까 조금 걱정이 됩니다.

에프앤가이드에 투자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빨리 성장할까?'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까?'라는 점을 한번 고민해보고 들어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번 이전상장 첫 주에 많은 수량은 아니지만 전량 정리했습니다.

주가가 지지되고 상승전환되는 것을 확인하고 소액 다시 매수할 계획입니다.

 

 

* 내년 2021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IPO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 내년에 두 종목 모두 공모주 신청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