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학(모건 하우절)
- 2021년 1월 13일 초판 발행
- 2022년 2월 13일 읽음
나에게 가르침을 준 두 줄
- 중요한 재무 결정은 저녁 식탁에서 이뤄진다.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를 생각하며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고 누군가에게는 옳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틀린 것일 수 있다.(No one's crazy.)
-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가진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이는 부를 축적하는 유일한 길일뿐 아니라, 바로 부의 정의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돈의 심리학입니다.
이 책에서 주는 가장 큰 영감은 가장 첫 챕터에 나오는 "아무도 미친 사람은 없다.(No one's crazy)"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첫 챕터에서 가끔씩 내 입장에서는 미친 짓으로 보이는 소비나 재무적인 결정이 왜 그 사람 입장에서는 '꽤나 합리적'인 것인지를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세상의 원리에 대해 저마다의 경험을 갖고 있다. 내가 겪은 일은 간접적으로 아는 내요오다 훨씬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돈의 원리에 대한 일련의 관점을 닻으로 삼아 인생을 살아가는데, 이 관점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당신한테는 미친 짓 처럼 보이는 일이 나에게는 이해가 되는 일일 수도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하고 마음을 열어도 공포와 불확실성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갖는지 제대로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공황기에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게 어떤 뜻인지 책으로는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일을 실제로 겪은 사람들에게 남은 정서적 흉터는 나에게 없다. 그리고 그 시대를 직접 겪은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이 왜 주식을 보유하고도 무사태평해 보이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 다른 렌즈를 가지고 세상을 본다.
돈을 경험하는 방식의 차이는 작지 않다. 이는 우리 생각에 아주 비슷할 것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식을 예로 들어보자. 1970년에 태어난 사람의 경우에는 10대와 20대를 지나는 동안 S&P지수가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거의 10배가 뛰었다. 놀랄 만한 수익률이다. 1950년에 태어난 사람의 경우에는 10대와 20대 기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시장이 말 그대로 지지부진 이었다. 태어난 해에 따라 나뉘는 이 두 집단은 주식시장의 원리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독일과 일본의 국내 주식시장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초토화됐다. 전국이 폭격을맞았다. 전쟁이 끝났을 때 독일 농장은 국민들에게 하루 1,000칼로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식량 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1942년부터 1945년 말까지 주식시장이 두 배 이상으로 커졌고, 경제는 2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렸다.
이 두 집단의 사람들이 남은 평생 인플레이션에 대허 같은 생각을 가졌을 리는 만무할 것이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실업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돈에 대해서도 말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개개인의 투자 결정은 결국 지능도, 교육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 태어나서 어떤 경제적 경험을 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역설합니다. 이 같은 관점은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한 대폭락장에 처음 주식한 사람들의 향후 1년 간의 수익률과, 2008년 금융위기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큰 돈을 날린 사람들의 2020년 3월에 대한 대응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주식도 자신이 좋은 경험을 했던 종목을 계속 관심 목록에넣고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으로 큰 돈을 잃은 사람은 부동산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고, 부동산에서 큰 사기를 당하거나 고생을 한 사람은 주식이 더욱 매매가 간편해서 좋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요즘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나도 호황이고 은행이자도 좋았던 옛 시절을 산 어르신들은 보증과 빚으로 고생을 했던 경험이 많아, 빚을 지지 말라고 자식들에게 충고합니다. 그 충고는 현재를 살아가는 자식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인데도 그렇습니다.
저자는 이런 관점과 함께, 독자들에게 그리고 그의 자녀들에게 조금은 겸손할 것을 당부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제일 뒷 장에는 "나의 아이들에게 보내는 금융 조언"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그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조언 전체를 필사 했습니다.)
"살다 보면 자신이 내린 선택으로 부와 가난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리고 인생에서 우연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기는 더 쉽단다."
"나는 네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의 가치와 그 보상을 믿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모든 성공이 노력의 결실도 아니고, 모든 가난이 게으름의 결과도 아님을 깨닫기를 바란다.
너자신을 포함해 누군가를 판단할 때는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하거라."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부자들의 조언은 비슷하네요.
얼마전 읽은 김승호 회장님의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이라는 책에서도 유사한 조언이 있었습니다.
"상류층 사람이라고 모두 부지런하거나 합당한 자격을 갖춘 게 아니 듯, 가난한 이라고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이 아니다."
2020-2021년의 투자 경험은 앞으로 나의 투자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20년과 2021년 아파트 매매가가 미친듯이 치솟으면서, 미리미리 노력하지 않고 안일하게 살아서 그렇다며, 벼락거지가 된 사람을 비웃는 사람들도 있고, '지금 아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하고 머리를 쥐어 뜯고 가슴을 치는 저 같은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저도 제가 경험했던 범위 내에서는 2019년에서 2022년까지의 부동산, 주식시장 만큼 강렬했던 경험은 없었습니다. 특히 부동산은 2019년 가을부터 이사할 새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그 돌풍을 정면으로 맞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처음부터 좋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주식은 매우 좋은 수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경험은 앞으로의 저의 투자인생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자본주의라는게 참 이상해서, 이런 경험을 한번 하고 나면 갑자기 빨간약을 먹은 것 처럼, 자본주의의 냉혹한 면만 자꾸 느껴지고, 실패한 사람은 다 게을러서 그런 것 같고, 나는 이렇게 미친듯이 노력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노력하지도 않고 자꾸 무임승차하려는 것 같아서 예민해집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공부와 투자경험으로,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인 2032년, 저의 자녀들에게 모건 하우절 처럼, 따뜻한 조언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부자되는 책 읽기(자유상인 다스탄)
'부자되는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씽(The One Thing)", 내가 이렇게 살면 과연 경제적 자유를 달성할 수 있을까? (0) | 2022.03.27 |
---|---|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2", 이 자본주의 게임의 진짜 이름은 무엇인가? (0) | 2022.03.13 |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김승호)", 사치하고 싶으면 이 돈이 늙은 부모에게 얼마큼 유용할까 생각해보라 (0) | 2022.02.16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대치동(조장훈)', 대치동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한번쯤.. 하지만 재테크에는 크게 도움되지 않는 책 (0) | 2022.02.13 |
"가난한 청년의 부자공부(얼음공장 함태식)", 나는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돈도 내가 필요할까? (0) | 2022.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