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유상인 다스탄입니다.
우리나라 부자는 어떤 사람들일까요?
자칭 부자들이라는 사람들이 유튜브에 나오고, 필명으로 책을 쓰고 또 우리는 그런 것들을 읽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진짜 부자는 이런 거 안 하지" 하면서 어딘가 막연히 존재할 것 같은 부자의 존재를 그려봅니다.
"내 주변에는 나보다 부자가 없는 것 같은데. 그럼 내가 부잔가?"
"내 주변에는 꽤 잘 사는 사람이 있는데 그럼 저 사람이 부잔가?"
어떻게 보면 '부자'라는 것이 정녕 실체를 알 수 없는 현대인의 '용'과 같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며칠 전 우연히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에서 발간하는 "대한민국 부자보고서"를 알게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정확히 몇 년도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년 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네요.
아래는 2019년 한국 부자보고서 전문과 요약본입니다.
* 본 보고서에서는 금융자산이 10억 이상인 사람을 "한국의 부자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 2019년 5월 4일~6월 4일 한 달간 총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입니다.
1. 한국에서 금융자산이 10억 이상인 사람(부자)은 32만 3천 명이다.
2020년 4월 기준, 대한민국 주민등록상 인구가 51,843,195명임을 감안하면, 0.62% 정도 됩니다.
대한민국 1000명 중에 6명가량이 금융자산이 10억 이상이네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가요? 생각했던 것보다 적은가요? 그 감각이 내 주변인들의 부의 수준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제 주변에는 부자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제가 곧 부자가 아니라는 말이겠죠?
2. 부자는 서울에서 더 생겨났다. (2017년 대비 2018년 부자 증감 수)
저자 '우석'은 그의 책 "부의 인문학"에서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라고 얘기했습니다.
2019년 12월 11일 발표된 "제5차 국토개발종합계획"에서 기를 쓰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해법은 허무했지만.)
금융자산이 10억 이상이 된 사람이 서울이 그 어떤 지역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역시나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3. 부자들의 포트폴리오, 부자는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다.
정말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최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을 형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지난 10년 박스권을 유지했지만, 증권시장을 구성하는 일반인의 장기투자금이 늘어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저도 이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일단, 2019년 대한민국 부자들의 자산 구성비는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 자산의 구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많이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결국 부자들은 부동산과 금융자산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4. 50억 이상 자산가는 빌딩과 상가를 가지고 있고, 50억 미만 자산가는 거주 주택에 많은 자산을 투입했다.
본 보고서에서의 부자 지역별 비중이 서울에 쏠려있음을 감안할 때, 50억 미안 자산가는 거주주택에 많은 자산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강남 3구 비싼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50억 이상과 50억 미만 자산가의 결정적 차이는 거주 외 주택과 빌딩, 상가 보유 여부에서 제일 크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5. 한국의 부자들은 '부동산자산'보다 '금융자산'에서 많은 손실을 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주식에서 손해를 본 경험이 많다고 응답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주식에서 손실이 난 경험이 어떤 종류의 투자 방법이었는지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테마주 같은 투기성 단타인지, 장기투자인데 오너리스크나 기업 회계부정 사례 등으로 손실을 입은 것인지 그 '질'을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동산자산보다 금융자산, 특히 주식, 펀드로 수익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동산 불패"라는 대한민국의 정서가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반영한 정서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네요.
6. 한국 부자들의 절반 이상은 해외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아직은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 들려오는, 한국의 아주머니들이 베트남의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켜놓았다는 말이 사실인 걸까요?
부자들은 해외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으며, 최고로 선호하는 투자지역은 베트남입니다.
7. 부자들의 자산형성의 원천은 바로 '사업소득'입니다.
부동산이냐, 주식이냐.
정답은 '사업소득'이었습니다.
부자들은 자산형성 원천으로 사업소득을 꼽았습니다.
재테크도 중요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는 것이 결국 부자가 되는 원동력이었다는 말입니다.
월간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는데 부자가 되겠다는 것은 1차 해결법을 놔두고 2차 해결법에 매달리는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그 2차 해결법도 못해온 사람이 많죠. 저처럼요.
8. 부자들의 연간 소득은 평균 2억 2천만 원이며, 이중 노동소득 비중은 63%, 재산소득 비중은 32.5%를 차지한다.
7번에서 언급한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결국 부자는 월 현금 창출력이 뛰어나고,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합니다.
많은 서민들이 읽는 책에서 처럼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이용해서, 금융소득으로만 살아가는" 부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9. 부자가구(부자 가족들)가 지출하는 월 소비액은 약 1,004만 원이다.
할 말이 없네요. 진정 부자.
10. 부자들은 적극적으로 부채를 활용하며, 부채규모는 총자산의 15.2%이다.
부자가 되면 빚을 지지 않을까. 대출을 하지 않을까.
부자들의 86.3%가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 모든 부채가 부동산용이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11. 부자들은 은퇴 후 이사 갈 계획이 별로 없다. (Aging in place)
부자들은 은퇴 후 거주지 이전 의향이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서울에서 계속 살겠다는 이야기로 서울 강남 3구의 경우에도 다른 지역에 별장을 갖겠다는 비중이 높을 뿐, 이사(매매)의 계획이 굉장히 낮습니다. 은퇴를 해도 서울에 계속 거주를 한다면, 근로연령이 되어서 서울로 새로 이주한 사람들이 집을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들이 현재 보유 주택을 오래 보유하면 할수록 명목상의 주택 가격은 점점 더 올라갈 것입니다.
12. 부자들은 증여세를 내더라도 증여를 할 의향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부자들이 자산보유 구간에 따라 자산증식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보고서에 실려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세요. 재미있습니다.
'부자'의 실체를 이렇게 가늠해보는 것이 제 자신이 '부자'의 이미지를 구체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보고서는 작년 2019년 5월 4일~6월 4일 한 달간 조사한 결과물입니다.
올해도 지금 딱 이 시기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을까요?
올해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다시 살펴보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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